[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3의 밀양사건'으로 불리는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7명이 구속된 가운데, 앞서 피해자가 여러 차례 신고했으나 경찰이 사건 접수를 잇달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17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5년 전인 지난 2012년 전남의 한 모텔에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7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함께 놀러가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사건이 발생한 모텔로 향했다.
그런데 모텔에는 연락한 친구 외에도 B씨 등 처음 보는 남성 3명이 있었다.
이들은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A씨에 독한 술을 먹였고, A씨가 술에 취하자 추가로 남성 3명을 모텔로 불렀다.
이후 남성 7명은 A씨를 성폭행한 뒤 모텔 근처 골목에 버리고 도망쳤다.
사건의 충격으로 A씨는 신고도 못 한 채 수년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뒤늦게 A씨와 가족은 전남의 한 경찰서를 찾아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이 "증거가 없고 너무 오래 지났다"며 사건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A씨와 가족은 포기하지 않고 서울의 한 경찰서를 다시 찾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신고를 거부했다.
결국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봉경찰서를 찾았고, 이곳에서 사건을 접수해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도봉경찰서는 2011년 초안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22명을 지난해 6월 검거한 곳이기도 했다.
당시 사건에 참여했던 여성청소년수사4팀이 A씨의 사건을 맡았고, 서울과 전남을 오가며 본격적인 수사를 벌였다.
도봉경찰서의 끈질긴 수사 끝에 B씨 등 피의자 7명은 사건 발생 5년 만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5년 전 사건이다 보니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증인 등을 확보해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조만간 피의자 7명을 경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