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청주지역 폭우로 사망 2명, 실종 1명…이재민 536명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독자 제공 / 인사이트


시간당 최고 91.8㎜의 '물 폭탄'이 쏟아진 16일 청주 곳곳의 주택과 도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단수·정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새벽부터 290.2㎜의 폭우가 내리면서 청주의 젖줄인 미호천과 무심천 수위는 범람 위기까지 치솟았고 가경천 등 일부 지류는 폭우를 견디지 못해 유실됐다.


청주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293㎜의 강우량을 기록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이다.


이 비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536명의 이재민이 발생,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


◇ 22년만의 폭우…도심 잠기고 하천 범람, 정전·단수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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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청주에는 290.2㎜의 폭우가 쏟아졌다. 우암산에는 274㎜, 상당구에는 260.5㎜의 강우량이 기록됐다.


이날 기록된 청주시 강수량은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1995년 8월 25일 293㎜가 내린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미호천과 무심천은 범람 위기까지 갔다.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은 한때 범람 위험 수위인 4.4m를 기록했다.


무심천 지류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가경동 석남천과 증평 삼기천이 각각 100m가량 유실되는 등 청주와 증평, 진천, 보은의 6개 하천 3.23㎞가 유실됐다.


석남천 범람으로 가경천 일대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가경·복대·강서동 일대 6만1천여 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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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댐의 수위가 최고수위(137.65m)에 육박하는 137.35m에 달하면서 홍수 경보가 발령돼 주민 54명이 칠성중과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충북선 열차도 폭우에 선로가 침수되면서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도로 34개 지점에서도 침수로 차량 운행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도로 12곳이 침수됐고 20곳에는 토사가 유출됐으며 2곳에는 가로수가 쓰러졌다.


폭우로 청주 사직동·지북동과 미원면·낭성면 일대 배전선로가 고장 나면서 한때 정전되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장비·인력을 투입해 복구 중이다.


다행히 폭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호우경보는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고, 무심천과 미호천도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범람 위기를 넘겼다.


◇ 산사태에 2명 사망, 536명 이재민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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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된 비로 기반이 약해진 산비탈이 무너져 내리면서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이목리의 한 주택을 덮쳤다. 면사무소 직원과 소방대원 등이 수색작업을 벌여 오후 4시 45분께 8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오후 3시 12분께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의 한 주택 인근에서 이모(58·여)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서는 논에서 물꼬를 손보던 김모(79)씨가 사라져 경찰과 소방대원이 수색에 나섰다.


이날 산외면에는 138㎜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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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은 논 배수로에서 실족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면사무소 직원과 경찰, 소방대원 50여명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오전 11시 44분께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의 한 하천이 범람하면서 승용차가 고립돼 119구조대가 운전자 등 2명을 구조했다.


이날 오전 7시 39분께 증평읍 보강천 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린 트럭 운전자 1명도 구조됐다.


도 소방본부는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의 한 펜션에 고립된 100여명 중 일부를 산으로 대피시킨 뒤 헬기를 이용해 구조하고 있다.


이재민도 536명이나 발생했다.


청주 오송읍 호계리의 하천 둑이 터지면서 55가구 115명이 인근 공장 강당으로 대피했고, 청주 영운동 주민 20명도 주택 침수로 긴급 대피해 인근 학교에 머무르고 있다.


산사태가 난 청주 운동동 일대 4가구 6명도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 주택 244가구·농경지 4천215㏊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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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상당구 용암동의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이 범람, 도로로 물이 넘쳤고, 청주 명암동 명암저수지도 위험 수위에 육박한 가운데 지대가 낮은 인접 명암타워 1층이 한때 침수됐다.


복대동 등 저지대를 중심으로 청주 시내 곳곳의 주택과 상가, 도로 등 침수지역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로 저지대 주택 침수가 잇따랐는데, 청주 211가구, 증평 22가구, 음성 6가구, 괴산·진천 각 2가구, 충주 1가구 등 총 244가구이다.


학교 등 공공기관의 피해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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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운호고는 어른 허리 높이만큼 물이 차면서 본관 1층 건물이 침수돼 출입이 금지됐다. 청주 중앙여고는 인근 전파관리소 옹벽이 무너지면서 교내 급식소가 일부 파손됐다.


이날 폭우로 농경지 4천215㏊가 물과 토사에 묻혔다.


벼가 3천691㏊로 피해가 가장 크고, 시설작물 426㏊, 인삼 13㏊ 등이다.


축산농가도 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14개 축사의 닭 3만7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축사 45동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도는 나머지 축사의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충북도와 각 시·군은 응급 복구에 나섰으며 피해조사지원단을 꾸려 상세한 피해 내용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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