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학비를 위해 거리로 나와 '인간 현수막'을 자처한 청년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 13일 JTBC '뉴스룸'에서는 불법 입간판 단속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인간 현수막'을 설치하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신종 홍보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옥외광고물은 관리법상 허가를 받고 정해진 곳에 게시하지 않으면 철거 후 과태료를 문다.
하지만 인간 현수막에 대해서는 뚜렷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주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거리에서 하루 종일 광고물을 들고 있도록 해 법망을 피한다.
'인간 현수막'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은 가만히 서서 스마트폰에 열중하다가도 더위를 쫓기 위해 휴대용 선풍기를 켠다.
현수막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 중 일부는 양손을 쓰기 위해 현수막을 매는 줄을 몸통에 칭칭 동여매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에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아르바이트생들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아르바이트생 A씨는 "(학비가) 좀 비싸서 매번 기댈 수는 없어서 (일을 한다)"며 "부모님께서 (1학기) 처음은 해주셨는데, 2학기부터는 제가 보태려 한다"고 '인간 현수막'을 자처한 이유를 밝혔다.
다른 아르바이트생 B씨는 "햇빛이나 덥고 습한 것이 힘들다. 하루에 9시간을 일한다"고 말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에는 특히 강남과 종로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광고물을 들고 서있는 인간 피켓 아르바이트생이 많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불법 옥외광고물) 벌금이 25만원에서 45만원이면, 벌금보다는 개인이 드는 (비용이) 낫다"며 고용주가 '인간 현수막' 피켓을 이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