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대전의 한 병원 장례식장이 국가유공자의 시신을 뒤바꿔 화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보훈공단 대전보훈병원 장례식장에서 국가유공자 A씨(75)의 시신과 B씨(85)의 시신이 뒤바뀐 채 유족에게 전달됐다.
이 중 A씨의 시신은 B씨 유족들에 의해 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이 진행됐다. A씨가 다른 가족이 보는 앞에서 화장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A씨의 아들은 경찰에서 "장례식장 측에서 뒤늦게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신을 잘못 전달한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먼저 출상한 B씨의 유족에게 아버지 시신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A씨의 유골 속에 남아 있던 왼쪽 무릎 보철 때문에 이미 화장된 A씨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나마 A씨의 시신이 분골하기 전이어서 유족들은 화장 절차를 중단하고 유골을 건네받았고, B씨의 유가족도 B씨의 시신을 전달받은 뒤 다시 절차를 밟아 화장을 마쳤다.
A씨의 유가족은 "장례식장 측의 부주의로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드리지 못하는 불효를 저지르게 됐다"며 "너무도 어이가 없지만 가족들과 마음을 추스른 뒤 향후 장례식장 측과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에서 위탁 운영하는 대전보훈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확인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발인할 때 직원들이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며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