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매년 참신한 소재와 퀄리티 높은 분장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의정부고 졸업 사진을 올해는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전 의정부고등학교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 사진 촬영을 했다. 일반적으로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 사진은 매년 촬영이 끝난 직후부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의정부고 학생들이 매년 졸업 사진을 통해 참신하고 재미있는 소재는 물론, 각종 시사적인 문제에 대한 풍자까지 선보였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의정부고 졸업 사진은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곡성'의 패러디부터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 등을 풍자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의정부 예술의전당 전시장에서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레展드'라는 제목의 전시회까지 열릴 만큼 의정부고 졸업 사진은 학교의 '전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전 국민에게 큰 웃음을 줬던 의정부고 졸업 사진을 올해는 일반인들이 볼 수 없을 것으로 알려져그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몇몇 재학생들과 주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학교 측은 교문을 걸어 잠근 채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이어 학생들에게는 SNS 등에 졸업 사진을 올리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촬영 콘셉트까지 사전에 검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갑작스러운 의정부고의 '졸업 사진 비공개 선언'이 그동안 학생들이 보여준 정치·시사 풍자로 인해 학교에 항의 전화가 빈발함에 따른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았던 만큼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분란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인사이트는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의정부고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의정부고 측은 "학교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