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대화하던 중 "일본이 사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김복동 할머니께 사과하라"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강 장관은 연락도 없이 오후 5시가 넘어 불쑥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대협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방문했다.
쉼터에 있던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처음엔 강 장관이 아닌 신임 장관(정현백 장관)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이했다.
김 할머니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려 하자 갑자기 강 장관은 김 할머니의 옷을 뺏어들고는 "이걸 한 번 입어보라"며 새 옷을 강요했다.
이후 강 장관의 비서가 카메라를 들고 새 옷을 입은 김 할머니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할머니가 어쩐 일로 찾아왔냐고 묻자 강 장관은 "이제 끝(퇴임)이 났고 장관을 떠나게 돼 인사하러 왔다"고 밝혔다.
눈이 침침해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했던 김 할머니는 그제야 찾아온 손님이 신임 장관이 아닌 강 장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강 장관은 김 할머니에게 '아베가 사과했다', '(일본이) 용서해달라고 했다', '돈을 줄 테니 재단을 만들어서 운영하라고 했다' 등의 말을 했다.
또한 할머니에게 '의논을 해서 (소녀상) 철거를 해주면 어떻겠냐'는 입장도 전했다.
강 장관의 말에 화가 난 김 할머니는 "당신들이 하는 것이 무어냐. 정대협 직원들이 피눈물 나도록 고생하는 동안 여가부는 뭐했냐"며 역정을 냈다.
아울러 아베에게 사과받은 적이 없으며 100억이 아니라 1000억을 줘도 위로금은 받을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당시 일본 오사카에 있어 김 할머니로부터 뒤늦게 이 사실을 전달받은 윤 대표는 "할머니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 아니고서야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논란이 일자 강 장관 측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사죄와 반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 할머니가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해 (일본의) 좀 더 진정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합의 당시 기시다 외무상이 사과한 사실이 있다는 정도의 언급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여가부는 일본 정부가 지급한 예산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한 뒤 위안부 피해 당사자도 모르게 위로금 1억을 강제 입금해 논란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여성가족부장관인 강은희 장관은 금일(7일) 오전 11시 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신임 장관으로는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