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고속버스에서 뜨거운 커피를 쏟은 승객에게 버스기사가 한 '반전' 대처가 주위를 훈훈하게 한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속버스에서 뜨거운 커피를 쏟은 아줌마'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A(28)씨는 천안에서 친정에 가기 위해 갓난아기를 데리고 서울행 고속버스에 탔다.
차량 앞자리 부근에 앉아있던 A씨는 5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인 승객 B씨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들고 버스에 오르다가 커피를 쏟는 것을 목격했다.
B씨가 쏟은 커피로 인해 버스는 입구 계단부터 두 번째 자리까지 흥건해졌다.
이에 앞쪽에 자리한 다른 아주머니는 B씨에게 들릴 정도의 소리로 "왜 저런 걸 들고 타서는 쏟냐"고 비난하며 혀를 끌끌 찼다.
무척 당황한 B씨는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며 버스기사님께 다가가 휴지를 구할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버스기사가 커피를 쏟은 B씨에게 버럭 화를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기사가 내뱉은 말은 A씨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버스기사는 B씨가 무안해 할까봐 괜찮다는 듯 "아이고,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닦을게요. 커피 향 맡으면서 운전하고 좋죠"라며 털털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A씨는 역시 '왜 하필 내가 있는 근처에 커피를 쏟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평소 아기 엄마라는 이유로 밖에 나갈때마다 '맘충'이라는 비난을 받을까봐 노심초사했다는 A씨.
A씨는 사회가 '맘충'이라는 편견으로 A씨를 옭아매듯 자신 역시 날이 선 태도로 타인의 실수를 바라보고 있음을 느끼고 "반성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A씨는 "사람은 완벽한 신이 아니기에 언제든 실수할 수 있고 민폐를 끼칠 수 있다. 서로 배려하고 작은 실수 쯤은 웃고 넘길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쳤다.
이에 누리꾼들은 "기사님 같은 사람이 드물다는게 슬프다", "작은 실수는 웃으면서 넘어가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등 A씨의 글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