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도심 대규모 집회에 '살수차'와 '차벽'이 사라져 눈길을 끈다.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민주노총 주최로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가 열렸다.
약 5만여명이 모인 이번 총파업은 문재인 정권에서 달라진 경찰의 집회 대응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종로 일대를 가득 채우던 차벽과 살수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진압복을 입은 경비경찰 역시 그 수가 확연히 줄었다.
주한 미군 대사관 앞에만 제한적으로 바리케이드가 있었으며, 대부분은 폴리스 라인과 교통경찰의 인도만으로 집회 관리가 이뤄졌다.
오후 4시께 행진이 시작되자 교통경찰관들은 집회 행렬 동선에 따라 1~2m 간격으로 늘어섰다.
경찰들은 행진하는 참가자들을 통제하기보다 차량과 부딪히지 않도록 안전 사고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진압과 차단'이 주를 이뤘던 대응 방식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확실히 '보호와 관리'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집회 참가자들 역시 경찰의 인도에 따라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고 행진을 이어갔다.
실제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시작한 도심 행진을 1시간 여만에 마무리했으며,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5월 경찰은 인권친화적 경찰을 구현하기 위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차벽과 살수차를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