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서울 한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A양(17)은 아침에 교복 셔츠를 입을 때마다 신경 쓰인다.
요즘 교복이 너무 짧고 몸에 딱 붙게 나오기 때문에 움직임에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여기에 팔을 위로 올리거나 의자에 앉아 책상에 엎드리면 따라 올라가는 교복 셔츠 탓에 살이 다 보여 더운 여름에도 셔츠 안에 민소매 속옷을 받쳐 입어야 한다.
A양은 "남학생 교복을 입으면 넉넉하고 편한데 여학생 교복은 라인이 들어있어 생활하기 불편하고 통풍이 잘 안 된다"며 "물론 교복을 줄여서 입는 친구들도 있지만 여학생 교복도 조금 편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여학생 교복도 편안하게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더운 여름에 꽉 끼는 교복을 입고 있으면 더 덥기 때문이다.
또 교복 셔츠가 너무 작은 탓에 조금만 움직여도 맨살이 드러나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최근 티셔츠로 된 '생활복'을 도입하는 학교들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학교 내부에서만 입을 수 있게 규정을 만들어 놓은 곳도 많다.
때문에 학생들이 등하교할 때는 불편한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여학생 교복을 크게 만들어 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교복 제작 업체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바로 학생들이 교복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디자인'과 '핏'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교복 브랜드 엘리트가 '2017년 학생들이 원하는 신학기 교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복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디자인·핏'(34.4%)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몸에 딱 맞는 교복이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광고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교복 차림도 더 작은 교복과 더 몸에 맞는 교복을 원하게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도 이와 같은 의견에 '맞다. 불편하다'와 '어차피 줄이지 않냐'는 반응으로 갈려 있다.
한편 최근 영국의 한 중학교에서는 더운 여름에 남학생들도 치마를 입을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귀여운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남학생들은 "더운 여름철에 긴 바지만 강요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바람이 아래로 들어오는 치마를 입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의 시위로 해당 학교 측은 "개정이 필요하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기후가 변하고 더위가 이어진다면 더 나은 학교생활을 위해 규정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