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남자친구가 택배 배달 일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친구의 직업이 택배기사인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글을 쓴 누리꾼 A씨는 택배 일을 하는 남자친구와 2년 4개월째 연애하고 있고 밝혔다.
직장인인 A씨는 택배 일을 하면서 검게 타고 얼굴에 기미가 끼기 시작한 남자친구를 보며 평소 안쓰러운 마음이 있었다.
이에 영양제도 사주고 선크림도 챙겨줬지만 남자친구는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 약을 어떻게 챙겨먹냐"고 대답할 뿐이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각자 집으로 향하던 어느 날 A씨는 남자친구에게 한 장의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 화면을 받았다.
사진 속 대화방은 남자친구의 택배회사 직원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이었다.
카톡방에서 한 택배기사는 "오늘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를 이장했는데 일하느라 가보지도 못했다"며 "장남인데 하루도 휴가를 쓸 수 없어 자식으로서 도리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남의 일 같지 않았던 A씨는 해당 메시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며 택배 기사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남자친구가 일요일에 하루 쉬는데 고객들이 자기네 집 택배 안 왔다고 밤이고 낮이고 전화해대는 바람에 스트레스받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며 "휴가는 바라지도 않고 주 5일제라도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최근 택배기사와 우체국 집배원들의 노동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집배원 순직률이 소방공무원의 두 배인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집배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으로 일반 노동자(2015년 경제활동 인구조사 기준)가 46.3시간인 것에 비해 약 12시간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