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BBQ가 김상조호 공정거래위원회 출범으로 슬그머니 가격 인상을 철회한 가운데, 이후 게재된 공식 '사과문'이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장난스러운 문구 등을 사용해 오히려 고객들을 또 한 번 우롱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BBQ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BBQ는 가맹점주 수익 보호를 위해 8년 만에 가격을 올렸으며 이를 없었던 일로 하고 기존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BBQ는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직원들의 사진과 함께 '싸나이 답게, 시원하게 용서를 구합니다. 아량을 베풀어 거둬 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싸나이 답게', '시원하게' 등의 표현이 장난스럽다고 지적하며 전혀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BBQ 사과문에 담긴 '속뜻'을 풀이한 한 누리꾼의 추측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 누리꾼은 BBQ가 고객을 '호갱'으로 취급하고 말로만 사과하는 척을 하고 있다며 크게 분노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한 듯 BBQ는 논란이 된 문구를 '진심으로,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로 수정했다.
한편 BBQ는 지난달 치킨 가격을 1만 6천원에서 1만 8천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이달 5일 앞서 가격인상에 포함되지 않은 20여개 품목에 대해 최소 9백원에서 최대 2천 5백원까지 가격을 올렸다.
두 차례에 걸쳐 대부분의 치킨 메뉴 값을 올린 것이다.
이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BBQ 지역사무소를 상대로 현장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BBQ는 갑자기 인상을 철회하고 가격을 원상 복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