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다래 기자 = "100일 사귄 남자친구를 군대 간 2년 동안 기다릴 자신이 없어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제가 나쁜 사람일까요?"
지난 2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곧 입대할 남자친구를 기다려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올해 21살 대학생이라는 글쓴이는 지난 3월 동아리에서 알게 된 3살 연상의 오빠를 사귀게 됐다.
하지만 글쓴이는 한창 좋을 시기인 연애 100일쯤 접어들어 남자친구에게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전해 들었다.
24살인 남자친구가 올해 7월 입대한다고 밝힌 것이다.
남자친구는 그 말과 함께 글쓴이에게 기다려달라고, 돌아오면 잘해주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을 건넸다.
글쓴이는 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답변을 전했다.
오래 사귄 것도 아니고 겨우 100일 정도 만났는데 2년을 독수공방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그만큼 애정이 있는지도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남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친구들은 단톡방에서 그녀를 향해 비난의 말을 쏟아부었다.
글쓴이가 알게 된 그들의 대화에는 "여자들도 이래서 군대를 보내야 한다", "군인 남친 싫어서 고무신 거꾸로 신은 X", "남친 군대도 못 기다리는 발정 난 X" 등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이 가득했다.
결국 동아리를 나가기로 결심했다는 글쓴이는 '내가 정말 나쁜여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군대 가는 남자분들이 물론 안타깝고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3개월 된 남친을 2년간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군대를 기다려 줬다가 나중에 남자친구가 군화를 거꾸로 신을지도 걱정이라고 전했다.
20대 초반 연애하는 커플들에게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이 고민에 누리꾼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다려 달라고 하는 건 무리한 요구다"라며 "군에 가 있는 동안 이별통보하는 것보다 훨씬 인간적이다"고 글쓴이의 입장을 대변했다.
다른 누리꾼은 "여자친구를 정말 좋아해서 그런 말을 전했는데 글쓴이가 너무 매정한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다래 기자 dar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