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 아이들 잘 키우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일 경남 양산경찰서에서 만난 밧줄 절단 희생자 아내 권모(43) 씨는 감사의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권 씨의 남편 김모(46) 씨는 지난 8일 양산시 한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다 입주민이 밧줄을 잘라버리는 바람에 추락해 숨졌다.
숨진 김 씨는 고교 2학생부터 27개월까지 5남매와 칠순 노모까지 모두 일곱 식구를 남겨두고 떠났다.
이날 경찰에서는 김 씨 가족 아픔을 위로하려고 모금운동을 했던 이들의 성금 전달식이 열렸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웅상이야기', '러브양산맘', '페이스북 양산사람들' 등 3곳에서 따뜻한 마음을 모아줬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모금운동을 벌여 모은 1억2천여만원을 유족에 전했다.
모금에 참여한 이들은 전국 곳곳에 사는 평범한 이웃들이 대부분이었다.
해외에서도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성금을 보내왔다.
모금엔 3천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금운동을 펼친 이들은 유가족에게 '함께 아픔을 나누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라고 쓴 조의금 모금명부를 함께 건넸다.
양산러브맘 박선희 매니저는 "많은 국민이 온라인 카페 댓글로 유가족에게 힘을 내시라고 격려를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라도 유가족이 도움을 요청하면 다시 돕겠다고 약속했다.
김 씨 장인 권모(66) 씨는 "평생 잊지 않고 가슴 깊이 고마움을 새기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는 숨진 김 씨의 27개월 된 막내가 엄마 품에 안긴 채 취재진의 카메라가 신기한 듯 해맑은 미소를 지어 참석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막내는 아직 아빠가 하늘나라로 간 줄 몰라 아직도 "아빠 언제 와?"라고 엄마에게 묻곤 한다.
아내 권 씨는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이 너무 고맙다"며 "우리 독수리 5남매를 씩씩하고 바르게 잘 키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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