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밧줄 끊겨 추락사한 외벽 작업자, 자녀 5명 둔 '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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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밧줄을 끊어버린 아파트 주민 때문에 5명의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고 말았다.


지난 8일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휴대폰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외벽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추락사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숨진 A씨를 비롯한 외벽 작업자 4명은 밧줄에만 몸을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 실리콘 코팅작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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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아찔한 높이에서 일하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 휴대전화로 음악을 틀어놨다.


이 소리가 시끄러웠던 아파트 주민은 항의하다 못해 옥상으로 올라가 밧줄을 끊어 버렸고, 13층 높이에 있던 A씨는 그대로 추락사했다.


경남 양산 경찰서 등에 따르면 숨진 A씨는 20여 년 전 결혼해 슬하에 딸 4명과 아들 1명을 두고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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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이며 막내는 태어난 지 이제 겨우 27개월이 됐다.


자녀 5명을 건사하기 위해 A씨는 2~3년 전부터 한 건설업체의 하청을 받아 외벽 청소일을 시작했다.


위험한 작업이었지만 열심히만 하면 월 300만원~400만원을 벌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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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장인은 "사위가 무척 성실해 열심히 일했다"며 "넉넉하지는 않아도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 역시 A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비통해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경찰은 외벽 작업자를 지탱하던 2개의 밧줄을 커터칼로 끊은 혐의로 아파트 입주민 C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아울러 현장감독과 해당 업체를 상대로 안전관리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아파트 외벽 작업자 밧줄 끊어 '추락사'···그날의 사건 재구성아파트 주민이 외벽 작업을 하던 근로자의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