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제조 원가 떨어졌는데도 라면값 '5.5%' 인상한 농심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라면 가격 인상을 가장 먼저 단행했던 농심이 제조 원가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국정 혼란기를 틈타 제품가격을 인상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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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기업경영 평가사이트 CEO 스코어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말 매출원가율 67.8%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4%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농심은 지난해 12월 라면 가격을 5.5% 올렸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원재료비, 인건비, 설비투자비, 감가상각비 등이 포함된 '매출원가'는 떨어졌지만 도리어 소비자 가격은 올라간 것이다. 


당시 농심 측은 5년 1개월 만에 시행된 '가격 인상'임을 강조하며 "비용 부담 압력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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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도 매출원가율이 1.0%포인트 떨어졌으나 농심과 마찬가지로 올해 5월 라면 가격을 5.5% 인상했다.


이러한 현상은 라면 업계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던 오비맥주의 경우 원가율이 1.4%포인트 하락했으며, 하이트 진로도 0.6%포인트 떨어졌다.


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역시 매출원가율이 각각 1.4%포인트, 1.0%포인트 떨어졌지만 제품 가격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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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식품업계에서 벌어진 도미노식 가격 인상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정 공백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집중됐다.


지난해 5월 0.8%에 머물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 2%까지 뛰었다.


이를 두고 CEO 스코어 관계자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은 "국정 공백기를 틈탄 업체들의 꼼수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조원가가 떨어졌는데도 가격을 올리는 건 실적 개선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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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당 기업들은 '매출원가율'만 보고 판단하는 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제조원가보다 인건비·물류·광고 등 경영비용이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5년 동안 누적돼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농심, 신라면·짜파게티 등 가격 '5.5%' 인상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을 이유로 농심이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