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이 마침내 활짝 꽃을 피웠다.
20대 여배우 기근으로 연예가가 타는 목마름을 호소하는 와중에 스물다섯 김지원이 KBS 2TV 월화극 '쌈, 마이웨이'를 통해 만개했다.
2010년 CF로 데뷔한 이래 7년 만에 드디어 주인공을 맡은 그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두 손으로 꽉 부여잡고 배우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 사랑스럽고 어여쁜…'쌈, 마이웨이' 최애라
'쌈, 마이웨이'의 주인공 '최애라'를 연기하는 김지원을 보고 있으면 역할이 임자를 만났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김지원도 자기 몸에 꼭 맞는 옷을 만났다.
가진 것 하나 없지만 당차고 씩씩하며 발랄하고 예쁜 최애라는 김지원을 만나 생기 넘치는 캐릭터가 됐다.
아나운서를 꿈꿨지만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신세인 최애라는 이상과 현실의 멀고 먼 차이를 보여주지만, 드라마는 그런 최애라가 기죽거나 어깨에서 힘이 빠진 채 놔두지 않는다.
김지원은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팔을 걷어붙인 최애라가 가진 청춘 특유의 배짱과 희망을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허름한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있어도 최애라에게서 빛이 반짝반짝 뿜어져 나오는 것은 김지원의 사랑스러운 에너지 덕분이다.
20대 주연급 여배우 실종에 아우성인 방송가는 김지원이 이처럼 존재감을 과시하자 이구동성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가 오랜만에 등장한 것이다.
정성효 KBS드라마센터장은 12일 "김지원에게 이번에 아주 놀랐다. 본인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도 있지만, 캐릭터를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정 센터장은 "김지원은 최애라라는 캐릭터에 애정이 가게 만들고 있다"며 "우울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헤쳐나가는 모습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김은숙 작가가 발굴한 신예
2010년 CF로 데뷔한 김지원은 처음에는 예쁜 신인 중 한명이었을 뿐이다.
그런 그가 배우로 커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이가 김은숙 작가다. 김 작가는 2013년 '상속자들'의 '유라헬'과 2016년 '태양의 후예'의 '윤명주'를 김지원에게 줬다.
너도나도 출연하고 싶어 안달인 김 작가의 작품에 두번이나 발탁되는 행운을 얻은 김지원은 최선을 다해 그 '은혜'에 보답했다. '상속자들'의 도도하고 이기적인 재벌가 상속녀 유라헬과 '태양의 후예'의 콧대 높고 당찬 의사 윤명주는 조연이지만 극에서 환하게 빛났다.
두 작품 모두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히 김지원도 세상에 알려졌고, 특히 '태양의 후예'의 대대적인 인기는 김지원을 한류 스타 대열에 오르게 만들었다.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 종영 후 인터뷰에서 "원래부터 김은숙 작가님의 굉장한 팬이었는데 이 정도면 '성덕'('성공한 팬'을 뜻하는 신조어)인 셈"이라며 "'태양의 후예'는 제게는 인생 작품이고, 윤명주는 인생캐릭터다. 저에게는 완벽한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을 함께했던 KBS는 청춘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여주인공으로 김지원을 발탁하며 그에게 첫 주인공의 기회를 안겨줬다. 김지원은 이번에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며 영리한 배우임을 보여줬다.
◇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올라
'태양의 후예' 직후 김지원은 광고를 8개 찍었다. 주인공 송혜교가 대형 한류스타라 이미 대부분 품목의 광고를 하고 있던 탓에, 기회는 조연이었던 그에게 왔다.
데뷔할 때부터 '예쁜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기회가 없었던 김지원은 이때부터 새삼스럽게 '미모'로 화제를 모았다. 출연한 광고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작품과 광고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주인공을 맡은 '쌈, 마이웨이'도 호평을 받으면서 광고계에서 그의 주가는 더 뛰었다.
소속사 킹콩바이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이진성 대표는 "현재 5개 광고에 출연 중이고 5개 정도 더 찍을 것으로 본다. 광고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오랜만에 괜찮은 20대 여배우가 등장했다는 반응"이라며 "다들 이 정도로 연기를 잘할 줄은 몰랐다고 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지원의 성공에 대해 "작품 운도 좋았고, 본인이 평소 노력을 아주 많이 했다"며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는 배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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