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바지에 검정 양말을 신었다가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흉을 들어야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제 도리어 선견지명적인 패션감각이었음을 자랑해도 될 것 같다.
한때 "패션 테러리스트" 또는 "대책 없는 관광객 차림"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반바지에 양말, 그것도 무릎 밑까지 오는 긴 양말' 차림이 갑자기 "10대와 멋진 청춘들"의 유행 패션으로 바람을 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2017 봄 패션쇼에서 그 조짐이 보이더니 날이 더워지면서 반바지에 긴 양말 복장이 뉴욕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 전문 잡지 지큐(GQ)의 패션 편집자 개럿 먼스는 사실 지난해 여름부터 뉴욕의 윌리엄버그 지역에서 어딜 가나 이런 차림이 눈에 띄었다며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normcore)" 현상의 하나라고 풀이했다. 이 지역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남성 패션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은 "반바지에 양말'엔 젊음이 있다. 특히 추켜올릴 때 그렇다"고 말했고, 스타일리스트 유진 통은 "해서는 안될 차림인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나는 늘 이런 반항적인 것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젊음과 반항의 의미까지 부여받은 패션인 셈이다.
그래도 패션이니 '올바른' 차림에 대한 패션 전문가들의 조언이 없을 수 없다. 양말은 얇은 정장용 양말보다는 두터운 튜브 삭스가 좋고, "끝까지 당겨 신는 것도 두려워 말라"라는 게 개럿 먼스의 의견이다.
반바지의 길이는 "너무 짧으면 70년대식처럼 보이고 너무 길면 칠칠치 못하게 보인다"고 그는 주의를 달았다. 유진 통은 '배기 반바지에 긴 양말'을 추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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