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마치 사람처럼 죽으면 '해골' 모양으로 변하는 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지난 8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더커버리지는 영화 '곡성'에서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해골 모양의 꽃 '금어초(Snapdragon)'를 소개했다.
영화 '곡성'에서는 장면을 전환하거나 비극을 암시하는 부분에서 말린 금어초가 등장한 바 있다.
당시 나홍진 감독은 "시들어버린 금어초가 영화 속 불행을 겪는 주인공들과 닮았다고 생각해 영화에 등장시켰다. 직접 재배해 말려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해골을 닮은 금어초의 모습에 압도돼 공포스러움이 배가 됐으며, 미스터리한 금어초의 정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금어초는 주로 북아메리카 지역과 유럽 등지에서 관상용으로 심는 꽃으로, 위로 곧게 솟은 모양이 용 머리를 닮아 'Snapdragon'이라고 불려졌다.
대개 5월에서 7월에 꽃이 만개해 절정을 이루는데 붉은색과 주홍색, 노란색 등의 꽃이 화려하게 피어올라 거리를 수놓으며 장관을 이룬다.
특히나 금어초는 꽃이 피었을 때보다 졌을 때 독특한 모습으로 변하기로 유명하다. 바로 '해골'이다.
금어초는 만개 후 시들면서 꽃의 끝부분에 커다란 세 개의 구멍이 뚫리며 해골의 두 눈과 입을 닮게 변한다.
이 때문에 금어초에 관련된 전설이나 설화도 다수 존재한다. 유럽에서는 예로부터 말린 금어초를 먹으면 영생할 수 있다거나 집에 걸어 놓으면 악령을 쫓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생화학자 조한나 루스(Johanna L. Roose)는 "금어초는 종자가 미세하기 때문에 씨앗을 뿌리고 재배할 때 주의해야 한다"며 "금어초의 매력은 꽃이 지고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쯤은 재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