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쪽방촌' 사는 가난한 사람들 '구경거리'로 만든 서울시 중구청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연합뉴스,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쪽방촌' 주민들을 서럽게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청은 남대문지역상담센터와 함께 대학생 쪽방 체험 프로그램인 '캠퍼스 밖 세상알기-작은방 사람들과 마음 나누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 3일~21일까지 운영되는 해당 체험 프로그램은 관내 남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2박 3일간 쪽방촌에서 살아보면서 주민들의 갖가지 어려움과 고충을 감안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실제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수급자와 65세 이상의 홀몸 노인 등 최저 생활 상태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두고 "거주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거주민들이 불편한 시선을 견뎌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양해 자체를 구하지 않았을뿐더러, 실효성 자체도 의문스럽다는 것.


대학생들은 2박 3일간의 체험을 마치면 18시간의 봉사활동확인서를 발급받게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쪽방촌 체험'은 2박 3일간 묵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운영되지만,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하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등 주민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중구청에서 일각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프로그램을 수정할지, 여러 인권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최장식 중구청장은 '캠퍼스 밖 세상알기-작은방 사람들과 마음 나누기'를 소개하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어루만져 주는 체험을 통해 더 나은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가난도 체험’…쪽방촌 괭이부리마을의 눈물국내 대표적인 쪽방촌으로 알려진 인천 괭이부리마을 한가운데에 지방자치단체가 게스트하우스와 유사한 외부인 생활 체험관을 만들고 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