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결혼을 앞두고 화재 현장에 투입돼 주민들을 탈출시키다가 다친 소방관에게 신혼여행 다녀올 것을 명령했다.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직접 방문한 문 대통령은 소방관 1500명 증원 계획을 밝히면서 임기 중 부족한 소방인력 1만 9000명을 확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육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에 대해서는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소방청이 맡도록 했다"며 "장비를 확충하는데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존재하는 첫번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 역할을 최일선에서 해주시는 분들이 소방관이다. 소방관들이야말로 바로 국가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3월 용문동 다가구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다가 부상 당한 최길수(36) 소방사와 김성수(43) 소방장을 만났다.
올해 1월 입사한 새내기 최길수 소방사는 결혼을 불과 3주 앞두고 불길 속에 갇힌 시민을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 들었다가 허리뼈를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최길수 소방사는 또 신혼여행까지 포기하고 직접 자신의 모교인 계명대학교를 찾아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장학금을 전해 훈훈함을 주기도 했다.
당시 병상에 누운 최길수 소방사는 "화재현장에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게 소방관의 의무다"며 자신이 구조한 가족의 안부부터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길수 소방사를 만나 "후배들이 성금을 모아 소방본부에 전달했는데 그것을 발전기금으로 내놨다"며 "잘하셨지만 늦춰진 신혼여행을 가지 않은 것은 정말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명령을 내리는데 적절한 시기에 신혼여행 가셔야한다"며 "(신혼여행을) 갈 수 있도록 서장님이 휴가를 내어달라"고 요구했다.
최송섭(60) 용산소방서장은 문 대통령의 말에 감동에 벅찬 목소리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며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순직하는 숫자보다 자살하는 소방관 숫자가 더 많다"며 "적절한 심리상담이나 치료를 할 수 있는 심리치유센터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충분한 예산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