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대형산불 막으려 물배낭 메고 직접 수락산 오른 외국인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지난밤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주민들이 밤잠을 설친 가운데, 화재진압을 위해 직접 두 발 벗고 나선 시민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일 오후 9시 8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서 큰불이 나 소방차 27대와 소방관 120여 명이 출동했다.


산불은 주택가와 가까운 등산로 쪽에서 시작돼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져나갔으며, 국민안전처는 주민들에게 긴급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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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산불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일부 주민들은 밖으로 나와 빠르게 번져가는 산불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시민들은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을 돕기 위해 직접 진화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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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용소방대원,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외국인 등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물배낭 등 소방장비를 등에 짊어지고 앞다퉈 산에 올랐다.


산불이 주택가 쪽을 덮치지 않도록 연신 불길이 치솟는 곳마다 물을 뿌리거나 흙을 덮으며 산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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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작업이 이어지자, 산불 현장에 올라가지 못한 주민들은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들의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과 적극적인 참여로 2일 오전 2시 25분께 큰 불길은 어느 정도 잡혔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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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께 소방당국은 수락산 산불 진화를 완료했으며, 완진을 위해 뒷불감사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헌신적으로 산불 진화에 나선 많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수락산 산불현장에는 소방당국, 관할 노원구, 경찰, 군부대 등에서 2천 300여 명이 동원됐으며 피해 면적은 축구장의 약 5.5배인 3만9천600㎡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