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이순덕 할머니, (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건국대 인근에서 작은 담배 가게를 운영하며 평생 모은 재산 7억원을 기부했던 일명 '건대 기부 할머니'가 별세했다.

29일 건국대학교는 2005년부터 건국대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해온 이순덕 할머니가 지난 28일 오후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1961년부터 건국대 후문에서 담배 가게를 하며 학생들과 두터운 정을 쌓아왔다.

2005년 건국대 산합협동관 3층 가의실 앞에 걸린 이순덕 할머니의 기념 동판 / 연합뉴스

그러던 중 2005년 '건국대 학생들에게 번 돈을 다시 돌려주고 싶다'며 4억원 상당의 2층 건물을 학교에 기부했다.

할머니의 베풂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듬해인 2006년에는 한국전쟁으로 이별한 두 여동생과 살기 위해 지금까지 모아뒀던 2억원을 쾌척했다.

9년 뒤인 2015년에도 건국발전기금으로 사용해 달라며 또 한 번 1억원을 건국대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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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홀로 서울에 내려와 한국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기다리며 삯바느질과 허드렛일로 악착같이 돈을 모아왔다.

하지만 파킨슨병과 폐렴 등 지병으로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고, 이에 할머니는 혼자 살던 집과 남은 재산을 탈탈 털어 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

건국대는 이러한 할머니의 뜻을 받들어 2005년 건국대 산학협동관 3층 강의실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바꾸고, 할머니의 사진이 담긴 기념 동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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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할머니는 "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다시 되돌려주는 게 당연하다"며 "형편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이순덕 장학기금'을 통해 무사히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 할머니의 빈소는 건국대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