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김포공항경찰대에서 의경으로 복무하던 22살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6일 SBS 8 뉴스에 따르면 부대 화장실에서 목을 맨 박모(22) 일경의 숨이 24일 오전 멎었다.
지난 13일 화장실에서 발견된 후 11일 만이다.
3개월 전 해당 부대로 전입한 박 일경은 우울증이 생겨 항불안제 약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우울증 약 속에 있는 졸음 유발 성분 때문에 불침번을 서다 잠이 들었고, 이 때문에 '불침번 근무 때는 저녁에 약을 먹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사유서를 작성해야 했다.
우울증 약을 빼먹게 되면 증상이 악화되고, 그렇다고 먹으면 불침번 중 졸아 혼이 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에 처한 것.
결국 박 일경은 홀로 끙끙 고민을 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간사는 "치료를 받은 뒤에 완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시스템적으로 규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박 일경의 유족들은 부대 내 따돌림 등 가혹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국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실제 박 일경의 사촌 형인 박현주 씨는 자신이 SNS를 통해 "(주위 증언에 따르면) 팀장급 간부가 동생에게 비아냥 거리듯이 '왜 오늘은 우울증 안 먹냐'라고 말하는 등 자존감을 낮추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대 관계자는 "서울청과 경찰청 조사에서도 유족들이 주장하는 가혹행위는 나오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