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급식에 쥐 배설물이 섞인 '쥐똥 쌀'을 사용하는 등 위생 불량으로 경기도 내 요양병원의 20%가 적발됐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도내 대형 요양병원·요양원의 급식소와 이들 기관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식품 취급 업소 569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인 결과, 18.1%인 103개 업소가 위생 불량 등으로 적발됐다.
이 중 급식소는 91곳이고 나머지는 식품 취급 업소다.
적발된 업소들은 원산지를 속이거나 정확히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54곳으로 가장 많았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보관하거나(34곳), 신고하지 않은 식품을 판매한 경우(9곳)도 있었다.
특히 경기 화성시의 한 요양병원은 쥐 배설물이 섞인 일명 '쥐똥 쌀'을 사용해 급식을 만든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적발 당시 단속 요원에게 "식자재 창고 안에 쥐가 있을 리 없다"며 반발하던 이들은 단속 요원이 현장 사진과 쥐를 잡기 위한 끈끈이 등 증거를 내밀자 꼬리를 내렸다.
홍장선 경기도 특사경 용인센터장은 "선반과 바닥이 온통 쥐 배설물이라 창고 안으로 들어가기가 꺼려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기도 특사경은 해당 병원 급식소에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홍 센터장은 "위생상태가 너무 불량해 더 강하게 처벌하고 싶어도 현재의 식품위생법은 직영 집단급식소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음식물을 조리할 경우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불량 식자재를 납품한 업체에 대해서는 형사입건과 함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조치를 할 예정이다.
또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할 경우 위탁 운영 집단급식소만 영업정지와 형사처벌을 받도록 한 현행 규정을 직영 집단급식소까지 확대하도록 정부에 법률 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김만원 경기도 특사경 단장은 "그동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급식소는 직영으로 운영되면서 문제가 있어도 과태료 처분만 받는 등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이번 점검을 계기로 요양병원 등에 입소한 환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위생적인 급식이 이뤄지도록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