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76년간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
지난 10일 다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누적관객수 30만5천187명을 돌파했다. 개봉 13일째 기록이다.
이러한 추세는 독립영화 최대 흥행작 '워낭소리'(2009)를 능가하는 속도다.
워낭소리가 그랬듯 이 영화엔 스타 배우도, 자극적인 줄거리도 없다. 강원도 횡성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강계열 할머니(89)와 조병만 할아버지(98)의 소소한 일상이 영화의 전부다.
영화 제목은 고대가요 <공무도하가>에서 따왔다.
강에 뛰어드는 남편을 향한 아내의 애타는 바람이 담긴 말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다.
via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조병만 할아버지는 <공무도하가> 속 남편과 정반대다. 스스로 강에 뛰어들 생각은 전혀 없다. 아내 강 할머니와 백년해로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안다. 원치 않아도 죽음이 온다는 것을.
이 영화가 공감을 얻는 이유는 인간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죽음의 순간을 담담히, 그러나 아름답게 준비하는 노부부의 모습 때문이다.
어떻게 76년 동안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최고령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최장수 연애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
두 사람은 79년째 닭살커플이다.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며 매순간을 즐긴다.
명품백이나 다이아는 없지만 할머니는 들꽃 한송이에도 고마워하고, 할아버지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개그맨이 되어준다.
좋은 시간과 감정의 경험치가 쌓일수록 애정도도 상승한다.
via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 애정표현을 자주 할 것
부모 세대는 표현에 낯설다. 사람들 앞에서 손을 잡거나 애정표현하는 것은 고사하고 '예쁘다, 사랑스럽다' 등의 표현도 부끄러워 한다.
그러나 조병만 할아버지의 표현은 거침없다.
길을 가다 들국화를 꺾어 할머니의 귀에 꽂아주기도 하고, 와락 껴안기도 한다.
솔직하기는 강계열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89세 소녀감성인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적극적인 애정 표현에 소녀처럼 웃으며 좋아한다.
노부부는 어딜 가든 고운 자태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다. 이것이 슬하에 12명의 자녀를 둔 비결일수도.
사랑한다면 부끄러워 말고 표현하자.
via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3. 서로에게 책임감을 가질 것
할아버지는 인간극장 '백발의 연인' 편에서 "남자로 생겼으면 남자가 벌어서 여자 하나 건사해야 한다 말이야"라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가족을 먹여살리겠다는 남자의 책임감 만큼이나 아내의 내조도 중요하다.
강계열 할머니는 일하고 돌아오는 할아버지를 향해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다고 한다.
책임감은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4.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
노부부는 싸우지 않는다. 남은 시간이 아깝워서다.
키우던 반려견 '꼬마'가 죽자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닥쳐 올 죽음의 시간을 예감한다.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생각하며 눈물이 그렁한 얼굴로 "할아버지와 손을 잡고 그렇게 가면 얼마나좋겠소"라는 할머니의 말은 보는 이를 울컥하게 한다.
함께 있는 동안 싸우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이별은 언제나 우리의 뒤에 서 있다.
현재는 다시 오지 않는다. 묵묵히 세월을 견뎌 온 아름다운 노부부의 이야기가 그걸 증명한다.
via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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