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신경전달 체계 차이점을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22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치료저항성 조현병을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인 지표를 찾았다고 밝혔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전체 조현병 환자 중 약 15~30%를 차지하는데 항정신성약물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부류다.
연구진에 따르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다른 조현병 환자보다 도파민 생성률이 평균 10% 이상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조현병 환자들의 도파민 생성률을 측정해 환자의 1차 치료제 약물 반응 여부를 예측하고,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치료제(클로자핀)를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로자핀은 현재까지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게 효과를 보이는 유일한 약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태 교수는 "연구를 기반으로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신속히 파악해 클로자핀 투약을 처방하면 불필요한 일차 항정신병약물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 특성에 맞춘 개별화·최적화된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서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 피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조현병 환자의 범행이었다.
당시 검찰은 피해 망상과 환청 등 증세를 보이는 김씨가 한동안 조현병 치료를 중단한 뒤 방치된 상태에서 증상이 점차 악화된 것이 범행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조현병 환자는 치료 약물을 잘 복용하면 대부분 관리가 가능하다. 이에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치료를 앞당길 수 있는 이번 연구는 더욱 의미를 더한다.
한편 지난달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조현병 환자는 10만 6,664명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국내에만 약 5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