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돌아가신줄 알았던 장인이 '시한부 환자'로 돌아온 이유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결혼 전 사고로 돌아가신줄 알았던 장인어른이 어느날 말기암 환자로 찾아와 너무 혼란스럽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년만에 나타난 장인어른'이라는 제목의 상담글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결혼 2년차 30대 남성이라고 소개한 A씨는 아내에게 장인어른이 오래전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알았는데 알고보니 슬픈 '과거사'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A씨는 동갑내기 아내와 결혼해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만 장인어른이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가집에서 아들노릇을 했다.


그런데 어느날 늦은 밤 장모님에게 전화가 왔는데 아내는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눈물만 흘리면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야한다고 했다.


A씨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아내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그곳에는 나이 지긋한 낯선 남성이 누워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Gettyimages


아내는 그 남성을 향해 "제발 죽으라고 어차피 죽을 거 그냥 지금 혀라도 깨물고 죽으라고. 그냥 빨리 죽지 왜 자꾸 아둥바둥 살아서 이렇게 오게 만드냐"고 소리쳤다.


나중에 알고보니 응급실에 누워있던 노인은 아내가 죽었다고 말했던 장인어른이었다. 사고로 죽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던 것.


구체적인 상황을 처제에게 듣고 난 뒤 A씨는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아내와 장인어른은 사이가 좋지 못했는데 오래전 가정폭력과 동반자살 시도 등 아픈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아내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고 이후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별거를 하면서 왕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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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5년 전에 벌어졌던 일인데 아내는 아직도 가정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A씨는 아내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누리꾼들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밝고 건강했던 아내가 응급실을 다녀온 뒤부터 넋이 나간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양한 조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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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아내분에게 '나는 당신 편이니까, 힘든 거 어려운 거 얘기하고 싶으면 당신 편할 때 나한테 다 얘기해'라고 말해주세요"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나날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2013년 1만 6천785건, 2014년 1만 7천557건, 2015 2만 5천653건, 2016년 2만 9천669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을 근절하려면 좀더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가정폭력을 막기 위한 교육과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윗층에서 들리는 아이 때리는 소리를 경찰에 신고해야할까요?"최근 심해지고 있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