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주말인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일정이 없이 휴식을 취하면서 청와대와 내각 인사, 검찰개혁 문제 등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지난 10일 취임하고 업무에 들어간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 인사를 발표하고 인천공항, 초등학교 등을 방문하면서 주요 공약 사항에 대한 업무지시를 내렸다.
또 취임 후 첫 주말이었던 13~14일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일요일인 14일 오전 8시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직접 주재하고 단호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대통령을 직접 보좌할 청와대 구성도 아직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서고 주요국과의 정상회담 준비가 시급한 상황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1·2차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고 문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정책실장도 직제 개편 이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보실장과 정책실장 인사 문제는 그동안 쭉 진행해오고 있는데 현재는 문 대통령의 결심 문제만 남은 단계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책실장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두 직위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인사발표를 문 대통령이 직접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다.
이와 함께 내주 중으로는 비서관급 이상의 청와대 인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구성 문제와 함께 1기 내각 인선도 문 대통령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표결이 31일로 잡혀 시차가 있는 만큼 외교·안보부처 수장을 비롯해 시급성이 있는 일부 국무위원의 경우 다음 주에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없는 차관 인사도 내주 중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적 요구가 높은 검찰개혁은 문 대통령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과제의 하나다.
이른바 '돈 봉투 만찬사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파격 인사를 통해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건 만큼 그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후속 조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사의를 표명한 법무부 장관 직무 대행(차관) 및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후임 인사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인적 청산과 시스템 개혁 측면에서 후임자를 조기에 전격 발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과 대검 차장검사의 사의 처리 방향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적 성과를 만드는 것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오찬 회동 합의사항 이행방안 등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굉장히 많은 정치적 과제를 논의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살펴보실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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