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술자리에 여군 보내라는 명령에 '전투복' 입혀 보낸 피우진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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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현역 시절 군대 내 성희롱을 당하는 여군 후임을 도운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피우진 처장은 지난 2006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대위 시절 여군 부사관을 술자리에 내보내라는 상관에게 대처했던 방법을 전했다.


사연에 따르면 1988년 당시 대위였던 피 처장은 한 군 사령관이 어느 여군을 나이트클럽에 보내라고 명령했다며 그 여군의 외출 승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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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피 처장은 이미 여군 부사관들로부터 그 사령관이 툭하면 술자리에 여군을 불러들여 술시중을 들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태였다.


마치 여군을 '접대부'처럼 대하는 그 사령관은 심지어 여군을 나이트클럽으로 부를 때는 꼭 예쁜 사복을 입고 오라고 했다는 것이 피 처장의 설명이었다.


이에 피 처장은 당시 그 여군이 아프다고 둘러대고 외출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자 사령관 참모는 전화를 걸어 "빨리 보내라"며 욕을 해댔고, 결국 피 처장은 고민 끝에 그 여군에게 '전투복'을 입혀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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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 연합뉴스


덕분에 여군은 곧바로 부대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당시 피 처장은 이 일로 꼬투리가 잡혀 보직해임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피 처장은 지난 2001년 한 사단장이 부대 여군 소위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여군 중 유일하게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피해자인 여군 후배를 도운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국내 1호 여군 헬기조종사인 피 처장은 1979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이후 특전사령부 중대장, 202 항공대대 헬기 조종사, 88사격단 여군 중대장, 1군사령부 여군대장 등을 거쳤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여전사' 피우진 보훈처장의 '역대급' 이력피우진 예비역 육군 중령이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가운데 그가 걸어온 길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