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한 조각의 뼈로 돌아온 남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안산 단원고등학교 고(故) 고창석 교사가 세월호 참사 1127일 만에 돌아온 가운데 그의 아내 민모(38) 씨가 만감이 교차하는 심경을 전했다.
지난 17일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앞서 5일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수습한 뼛조각 1점이 단원고 고창석 교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운데 처음으로 고창석 교사의 신원이 확인되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3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며 부둥켜안고 서로를 위로했다.
고 교사의 아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쁜지 슬픈지 도대체 어떤 감정인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아직 남편도 모두 수습하지 못했고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고 교사는 2014년 3월 단원고 체육 교사로 발령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세월호 참사로 변을 당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순간 제자들에게 먼저 구명조끼를 챙겨주며 탈출을 돕다가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 교사는 가정에서도 '아내 바보'인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민씨는 "남편은 언제나 자상했다"며 "지난 스승의 날에는 유족들에게 너무 가슴 아픈 날이었다"고 남편을 회상했다.
고 교사는 세월호 사고 당일 아침 아내에게 "애들을 돌보느라 고생했다.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돌아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