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소방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참사로 꼽히는 '홍제동 주택 화재'에 출동했던 서울 은평 소방서 이성촌 대장이 당시 현장에 대해 회고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잡스'에는 이성촌 대장을 비롯해 전국 10명의 소방관이 출연해 소방관 근무 환경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이성촌 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지난 2003년 3월 발생한 홍제동 화제 사건을 꼽으며 "대원들이 출동을 나갔는데 벌써 주택에 불길이 다 치솟은 상태였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 대장은 "건물 안에 아들이 있다는 얘기에 구조대원들이 내부에 진입했는데 건물이 붕괴됐고 결국 7명이 묻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 포클레인이 불법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좁은 도로를 진입하지 못했다"며 "차를 빼달라고 사이렌을 울려봤지만 결국 저희들이 손으로, 곡괭이로 잔해를 치우며 통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람의 손으로 잔해를 치우기에는 세 시산이나 걸렸고 결국 소방대원 일곱 명 중 한 명만 생존하고 여섯 명은 순직했다.
이 대장은 "동료들을 한꺼번에 다 보내놓고 혼자만 살아있는 게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도 많이 든다"며 "부상당한 구조대원도 3명 있었는데 그 사람들 몫까지 살아야겠다고 발버둥 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1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해마다 3월 4일이 되면 현충원을 찾는다"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