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35년 전인 4월 26일 산골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한 순경이 있었다. 27살 나이에 주민 62명을 잔인하게 죽인 것이다.
경남 의령군 궁류면 궁류지서에서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은 1982년 4월 26일 근방 네 개 마을 주민 62명을 죽이고 33명의 부상자를 낳은 희대의 살인마다.
이와 같은 끔찍한 범행을 벌이게 된 도화선은 다름 아닌 파리 한 마리 때문이었다. 이날 낮 12시쯤 집에서 점심을 먹은 우 순경은 잠을 청했고 이때 우 순경의 몸에 파리가 앉았다.
동거녀는 파리를 잡기 위해 그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내리쳤고 화들짝 잠이 깬 우 순경은 "못난 나를 모욕하려고 했다"며 화를 낸 후 집을 나가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돌아온 우 순경은 동거녀와 가족들을 폭행했고 이에 동거녀의 친척들은 궁류지서로 돌아간 우 순경에게 찾아가 항의했다.
동거녀 친척들의 항의에 폭발한 우 순경은 무기고로 달려가 총 2자루와 실탄 180발 등을 꺼내 손에 쥐었고 마을의 통신을 차단하기 위해 궁류 우체국 직원 3명을 살해했다.
그 뒤 우 순경은 거리 행인에게 총을 쏘며 무차별 살해를 자행했고 엽기적인 살인 행각은 다음 날인 27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우 순경은 결국 평촌리 마을 인가에 수류탄 2발을 터뜨려 인질들과 함께 자살하는 것으로 사건이 끝이 났다.
당시 주민 학살극이 벌어지는 동안 당시 담당 경찰 3명 중 2명은 온천여행을 떠난 상태였고 1명은 비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 순경 사건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도리어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악마의 밤' 사건으로 3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한편 당시 경찰은 범인 우 순경의 수법이 너무 잔인해 일반인과 뇌 조직이 어떻게 다른지 가려내고자 국립 과학 수사 연구소에 시신을 보내 뇌세포 검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검사가 불가능해 이를 포기함으로써 우 순경의 사건은 결국 영구 미제사건으로 종결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