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여자친구를 속이고 클럽에서 만난 여성과 '원나잇'을 한 남성이 누리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지난 12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자신을 속이고 클럽에서 만난 여성과 '원나잇'까지 한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평범한 20대 여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이별의 상처로 한동안 남자를 만나지 못하다 지난 3월 중순께 그 남자를 만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운동선수였던 남자친구에게 글쓴이는 "그 남자가 사귀기 전부터 클럽을 좋아한다고 말했었다"면서도 "몇 년 만에 사랑받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다른 연인들처럼 알콩달콩 행복한 연애를 하던 글쓴이를 불안하게 한 것은 역시 '클럽' 이었다. 주말만 되면 "클럽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글쓴이는 함께 클럽에 가서 놀기도 했다고.
그런데 사귄 지 한 달이 채 안 된 어느 토요일에 결국 사건이 터졌다. 남자친구와 그의 후배까지 3명이 함께 술을 마신 글쓴이는 "숙소까지 가기 힘드니 모텔에서 자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우리 집 근처 모텔에 내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께 있던 후배는 "내가 아는 데로 가겠다"며 "여자친구분은 먼저 들어가시라"고 요구했다.
이상한 느낌에 불안했던 글쓴이는 집으로 들어가 남자친구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그는 몇 분 후 "나는 이제 자겠다"며 연락이 끊겼다.
'심증'은 있었으나 '물증'이 없던 상황에 글쓴이는 혼자 속앓이를 하며 일주일을 버텼고, 다음 주 주말에 다시 남자친구를 만났다.
지난주 일이 마음에 걸렸던 그녀는 결국 남자친구 핸드폰에서 후배와 한 카톡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형들하고 술 먹고 춤추는 게 좋아서 클럽을 간다"던 남자친구의 카톡에서 "여자랑 밤새 있었다"는 내용을 발견한 것은 물론 "여자친구에게 어떻게 둘러대냐" 등의 대화도 찾아낸 것.
심지어 그는 대학 동창에게 '원나잇'한 여자의 사진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성관계를 했는지'까지 설명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멍했다"는 글쓴이는 "도저히 함께 있을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남자친구는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글쓴이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대답했다.
추락하는 자존감에 괴로워하던 글쓴이에게 남자친구의 연락이 온 것은 며칠 뒤였다. 남자친구가 보낸 "뭐해?"라는 문자에 그녀는 "남자친구가 어떻게 반성했는지 궁금했다"며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첫 마디는 "그래서 생각은 좀 해봤어?"였다. 글쓴이가 바라던 반성이나 사과가 아니었던 것.
무의미한 대화가 오가던 중 남자친구는 본인 입으로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며 "나는 너에게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고, 결국 둘은 헤어졌다.
다음날 슬픔을 이기려 찾아간 클럽에서 글쓴이는 바로 하루 전 헤어진 '전 남자친구'를 발견했다. "너는 어떻게 또 클럽을 올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고 한탄했다.
글쓴이는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으로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낯선 여자도 만나고 싶고"라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하다가는 언젠가 큰 코 다친다"고 경고했다.
또 "프로 선수라는 타이틀로 언제까지 놀 수 있을거라 생각하냐"며 "너랑 똑같은 여자 만나서 크게 당하고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황당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에 누리꾼들은 "사람은 정말 고쳐쓰는게 아니다", "잘못한 건 남잔데 왜 여자 자존감이 낮아져야 하지", "세상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