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72시간 동안 화마와 싸우며 우리집과 이웃집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했던 숨은 영웅들이 있다.
바로 강릉과 속초의 의용소방대다.
지난 10일 한국일보는 강릉 산불 진화를 위해 생업을 접고 달려온 의용소방대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6일 오전부터 9일 오전까지 72시간, 꼬박 나흘 밤낮으로 생활 터전으로 번지는 산불을 막기 위해 힘썼던 이들이었다.
산불 진화 작업에 총 1만여 명의 공무원과 군인, 소방대원들이 투입됐고, 이 중 강릉시 소속 의용소방대 600여 명의 활약이 특히 눈부셨다.
자신들이 사는 곳에서 활동하는 소방대인 만큼 지리를 잘 알고 개인 장비를 이용해 소방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지역의 불을 끄는 등 숨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른 생업이 있었지만 내 고장과 이웃을 지키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나흘을 버텼다.
그러나 생업을 내던지고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된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일당 4만원의 보상금이었다.
의용소방대법에 따르면 하루 최대 4시간만 출동할 수 있다. 시급은 1만 800원이다.
법으로 4시간 출동이 제한돼 있었지만 실제로 이들은 2박 3일 밤낮을 화재현장에 머물렀다.
고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힘쓴 이들의 노력을 돈으로 보상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 4만원이라는 보상금은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마저도 이 보상금은 의용소방대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장비 수리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불을 계기로 대도시보다 소방대원의 수가 부족한 지역에서 운영되는 의용소방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