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삼척 산불 끄다 '어버이날' 세상 떠난 아빠보고 의식 잃은 13살 딸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산불을 끄던 중 추락 사고로 숨을 거둔 헬기 조종사의 어린 딸은 갑작스러운 아빠의 사망 소식에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지난 8일 강원도 삼척 의료원 영안실에는 고(故) 조병준 산림항공본부 검사관(47)의 빈소가 차려졌다.


앞서 조 검사관은 어버이날이었던 이날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 하천변에서 산불 진화 중 연료 보급을 위해 이동하고 있었다.


자욱한 연기로 시야가 가려진 조 검사관은 앞에 있던 고압선을 피하지 못했고, 결국 충돌 후 동체에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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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상을 입은 조 검사관은 곧바로 인근 삼척의료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조 검사관의 사망 소식에 산림항공본부 직원들과 조 검사관의 유가족들은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겨우 영안실로 발걸음을 옮긴 조 검사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어린 딸은 싸늘한 주검을 눈앞에 두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13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조 검사관의 딸은 비통함에 눈물을 흘리다 그 자리에서 잠시 의식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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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검사관의 한 동료 직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조 검사관은 예전부터 '딸 바보'로 소문났던 양반이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조 검사관은 1997년부터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에서 검사관으로 근무했다.


삼척에서 산불이 시작된 지난 6일부터 화재 진압에 투입된 조 검사관은 매일 하루 8시간 이상 헬기를 타며 진화에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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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산림·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나흘째 이어지는 삼척과 강릉 산불 지역에 헬기와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우선 헬기 5대를 삼척에 투입한 데 이어 순차적으로 헬기 30대와 진화 인력 7천500여 명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