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고 싶은데 주변에 괜찮은 남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솔로라는 여자들이 많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 '남자'가 없는 걸까, '내 눈에 차는 남자'가 없는 걸까?
남자에게 '남중-남고-공대-군대'라는 테크트리(Tech Tree)가 있다면, 여자에게는 '여중-여고-여대-여초 직장'이라는 지독할 정도로 척박한 '환경'이 있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 '남자 좀 만나볼까' 하고 일부러 모임이나 동호회에 나가봐도 남자라는 존재는 정말로 '씨'가 마른 것 같다.
심지어 학원이나 운동을 가봐도 마찬가지다. 다른 여자들은 어디서 어떻게 남자친구라는 존재를 만드는 걸까 신기하기까지 하다.
어렵게 얻은 소개팅을 나가봐도 왜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없었는지 알 것 같은,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비매너남들 투성이다.
이렇게 실망을 거듭하다 보면 '이번 생은 남자 만날 운명이 아닌가봐'라며 자포자기 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이같은 '허허벌판 사막형'도, 아는 남자사람친구(남사친)는 많은데 애인은 없는 '풍요 속의 빈곤형'도 안타까운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통 여자라면 이러한 유형에 관계 없이 사람은 괜찮지만 애인감으로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적어도 한 둘은 있었을 것이다.
외모든, 능력이든, 성격이든 어느 한 부분이 마음에 차지 않아 남자가 아닌 '중성'으로 취급해 버렸던 이들 말이다.
그러나 이중에서는 별볼일 없어 보였지만 안경을 벗으니 훈훈해지거나, 졸업하니 대기업에 취직하는 식의 '진흙 속의 진주'들이 상당히 많다.
사귀기 전에는 짠돌이처럼 느껴져 꺼렸던 절약정신이 훗날 결혼한 후에는 알뜰하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나도 완벽하지 않듯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상대는 없다. 사소한 결함 때문에 좋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너무 어리석은 실수가 아닐까?
인연을 멀리서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환상 속의 그대'보다 한참 부족해 보이겠지만) 주변에 있는 남자들과 진지한 관계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까지 '중성' 취급했던 이들에게 갑자기 이성으로 다가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긴 하다. 게다가 이런 관계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뒤따른다.
지인들 사이에서 수시로 놀림거리가 될 수 있고, 사소한 '사랑 싸움'에도 일파만파로 퍼지는 유언비어, 심지어 헤어진 후에도 두고두고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감수해야 한다.
썸이 깨지거나 이별하더라도 완전한 남남이 될 수 없어 두 배로 느껴야 하는 슬픔과 분노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 주변 남자들과는 애초에 이성으로 발전하지 않는 게 백배 나을 듯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서 걱정하고 이것저것 재다 포기하기보다는 오랫동안 봐왔던 남자들 가운데 짝을 찾는 게 '진국'을 발견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주변에 남자가 없어서 연애를 못 한다'는 당신은 눈이 높은 것인지, 남자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거절당할 게 두려운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내 기준에 맞는 사람이 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것인지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