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햄버거 시장의 '허니버터칩'으로 떠오르는 SPC 쉑쉑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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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요즘 외식 업계에서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SPC그룹의 오너가 야심차게 한국에 도입한 '쉑쉑버거'가 햄버거 시장의 '허니버터칩'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그것이다.


무슨 소리인가 궁금하겠지만 설명을 듣고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SPC그룹의 오너 일가가 미국에서 들여온 '쉑쉑버거'는 지난 7월 오픈한 이후 한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신드롬이 일어났다.


강남역 쉑쉑버거 1호점에는 길게 늘어선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무려 2~3시간을 기다렸다가 먹어야 하는 '고급진' 햄버거로 불렸다.


오죽했으면 심부름 전문 업체들이 구매 대행을 할 정도로 쉑쉑버거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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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그런 인기에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2~3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했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더니 이제는 그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실제로 인사이트 취재진이 지난 7일 매장을 직접 찾았는데 15분 기다린 뒤 입장할 수 있었다. 이어 주문 뒤 15분 안에 햄버거를 3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쉑쉑버거 신드롬은 이제 거품처럼 가라앉은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국 소비자들의 빠른 소비 패턴 변화와 유행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그 원인이다.


한국은 전세계 모든 외식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으로 꼽힌다. 그런 이유로 수많은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다. 


특히 한국은 SNS가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한 곳으로 유행이 너무나 빨리 변화하는 장소다. 변화가 빠른 만큼 고객들의 니즈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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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가 그 유명했던 '허니버터칩 사건'이다. 달콤한 감자칩으로 첫선을 보였던 '허니버터칩'은 한국 사회를 광풍으로 몰아넣었다.


마트와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려고 고객들은 전쟁이 벌였고, 출시되면 곧바로 매진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웃돈을 주고 거래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해당 업체는 공장을 증설하면서 제품을 시장에 대거 풀었지만 소비자들은 더이상 허니버터칩을 찾지 않았다. 유행이 지났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한 두번 먹어본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과자로 어필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루 아침에 반짝 스타가 됐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불과 반년 만에 '왕년의 스타' 취급을 받고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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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례는 과일소주 열풍에서도 되풀이 됐다. 순하리 열풍으로 시작됐던 과일소주 인기 역시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시들해졌다.


어디 그뿐인가. 바나나 열풍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초코파이 바나나 등 바나나 제품들은 한순간에 인기를 모았다가 금새 시장에서 가라앉았다.


그런데 요즘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쉑쉑버거의 열풍도 허니버터칩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어쩌면 허니버터칩의 열풍보다 더 빨리 시장에서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과 SNS 등에 올라오는 시식 후기와 평가를 살펴보면 "쉑쉑버거는 한번 먹어볼만 하지만 두번 먹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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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가격 대비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일 싼 햄버거 값이 6900원인데 버거킹과 맥도날드 등 경쟁 제품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호기심에 한번 먹어보겠지만 두번, 세번 지속적으로 방문할 생각은 없다는 '입소문'이 SNS 등에 확산되고 있다.


그런 사실을 증명하듯 최근 쉑쉑버거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인사이트 취재진 역시 그런 분위기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 


SPC그룹은 그런데도 올해 안에 2호 매장을 열겠다고 호언 장담했다. 과연 소비자가 찾지 않는데도 두번째 매장을 오픈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두번, 세번 먹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한 유명 블로거의 시식 후기를 SPC그룹 쉑쉑버거 담당자들은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