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돌연사·투신자살' 연이은 악재에 '패닉' 빠진 넷마블

인사이트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지난달 21일 오후 3시경 넷마블 사옥에서 직원 박모 씨가 투신해 사망했다.


국내 3대 게임사 직원의 투신자살 소식에 업계는 충격에 빠졌고, 누리꾼들은 박씨의 투신자살 배경에 넷마블의 과중한 업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넷마블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사건 직후 넷마블은 "사망한 박씨는 회사 재화를 취득한 비위로 징계를 받은 후 신변을 비관해 자살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누리꾼들의 추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인사이트넷마블


물론 이번 투신자살은 넷마블에겐 억울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대목은 누리꾼들이 자살 배경을 '과중한 업무'라고 추측한 배경에 있다. 넷마블이 직원들을 과도하게 혹사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에서 이미 유명하기 때문이다.


우린 이 부분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실제 넷마블은 살인적인 업무 강도로 게임 업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지난 7월 모바일 RPG 게임 '길드 오브 아너'의 배경원화를 담당하던 38살 남성 이모 씨가 사우나 도중 돌연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평소 건강했던 직원의 돌연사에 업계 관계자들은 "과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에 넷마블은 "돌연사한 직원의 경우, 유족들이 과로사는 아니라고 확인해줬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과로사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당시 인사이트도 해당 사건을 단독 취재해 기사로 송고했으며, 업무에 따른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넷마블 측의 입장을 반영해 '사실'만 보도했다.


인사이트넷마블


그런데 기사가 나오자 넷마블 홍보팀은 새벽부터 인사이트를 찾아와 "광고를 줄 테니 기사를 내려 달라"라고 황당 제안을 했다.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광고를 미끼로 외압을 넣는 것은 대기업에서나 자주 보던 행태였는데, 넷마블이 다급하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항간에 떠도는 '직원 혹사'에 찔리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구로 디지털 단지의 등대'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로 인해 사옥이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자 누리꾼들이 넷마블에 붙여준 별명이다.


심지어 넷마블에는 '공밀레 종(鐘)'이라는 웃지 못할 말도 있다. 공대생들을 '갈아서(?)' 종(鐘)을 만들어 울린다는 소름돋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인사이트


이를 의식한 넷마블은 블라인드 '위장막'을 설치했다. 블라인드로 내부 불빛을 차단해 외부에서 안 보이도록 한 것이다.


참 웃기는 행태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다면 직원들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이치인데, 본인들 체면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는 넷마블에게 있어 직원은 '노예'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직업 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에 올라온 넷마블 직원들의 후기도 이를 뒷받침했다. 직원들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곳'이라고 넷마블을 정의했으며, 밤 12시 퇴근이 빈번하고 새벽에도 이메일이 온다고 적었다.


이렇듯 넷마블은 몸집 불리기에 급급해 직원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신경 쓰지도 않고 있었으며 오히려 '빨대'를 꼽아 피를 쪽쪽 빨아 먹고 있었다.


인사이트잡플래닛 캡처


최고의 게임 회사라고 평가받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게임의 독창성은 물론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리자드의 색깔이 뚜렷한 독창적인 게임이 나오기 위해서는 직원들 행복과 삶의 질이 우선이라는 그들의 신념이 최고의 복지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자유로운 업무 환경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와 같은 대작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직원들의 '피를 빨아' 고작 '현질'만 유도하는 그저 그런 게임을 만드는 넷마블이 배워야할 부분이다.


넷마블은 직원들이 아쉽지 않도록 업계 최고 수준으로 보상을 한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야근에 지친 직원들이 계속 나가떨어진다면 이는 아무 소용없는 보상이다.


인사이트잡플래닛 캡처


넷마블은 지난달 30일 신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외형만 화려한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


기업에겐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 내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 '복'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말이 있듯이 넷마블이 진정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직원들의 복지 시스템 개선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넷마블 등대' 넷마블이 블라인드 위장막을 걷어치우고 직원들이 불을 스스로 끄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밤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을 넷마블 직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