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송이 기자 = 한 담배 회사가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고인의 사진을 경고 문구에 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담배 회사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의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소개했다.
영국 에섹스 퍼플릿에 사는 조디 찰스(Jodi Charles, 42)는 최근 시중에 파는 담뱃갑에서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 사진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외출에서 돌아온 조디의 딸이 담뱃갑을 들고 오더니 할아버지인 것 같다고 말한 후였다.
담뱃갑에는 '흡연은 뇌졸중과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Smoking causes strokes and disability)'라고 적혀있었고 그 아래 인공 호흡기를 끼고 있는 아버지의 사진이 버젓이 인쇄돼 있었다.
조디의 아버지인 데이비드 로스(David Ross)는 골수 질환과 림프종으로 투병하다 지난 2015년 6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디는 당시 아버지가 배질던 대학병원(Basildon University Hospital)에서 10개월간 입원 치료받았는데 그가 흡연을 하긴 했지만 투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병원 쪽이 무단으로 아버지의 사진을 찍은 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담뱃갑에 경고 사진을 싣도록 규제한 유럽 위원회(EU Commission)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 대변인은 "사진을 찍는 부서는 두 곳인데 자선행사와 의료 목적의 사진만 찍으며 다른 곳에 유출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또한 위원회 측은 "남성의 신원을 확인해 본 결과 데이비드가 절대 아니다"라며 "그와 외모가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이며 우리는 사진 속 남성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디 측이 사진 속 남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자 개인신상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절했다.
조디는 "저와 어머니는 이 사진 속 남성이 우리 아버지라고 110% 확신한다"면서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 해당 남성이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는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