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세월호 선내 수색이 한창인 가운데 희생자들의 유류품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지난 24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선체에서 신발 8점, 의류 15점, 가방 3점 그리고 안경 등 기타 유류품을 포함해 모두 37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유류품 중에는 학생들을 구하다 숨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고(故) 남윤철 교사의 여행용 가방도 함께 있었다.
남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선실 비상구 근처에 있었지만 먼저 탈출하지 않았다.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탈출을 도왔다.
이후에도 수차례 선실을 드나들면서 더 많은 제자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갑판 위로 올려보냈다.
당시 남 교사는 겁에 질린 학생들에게 "걱정 말고 침착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며 다독였다. 그러나 그는 세월호 참사 다음날인 2014년 4월 17일 선체 후미 쪽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나서야 발견된 남 교사의 유류품. 제자들과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차곡히 정리했던 여행 가방이 드디어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 소식을 접한 남 교사 어머니 송경옥 씨는 "제일 먼저 생각난 건 미수습자 분들이다"라며 "먼저 찾았다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한편 남 교사의 부모님은 아들의 '의사자' 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송 씨는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숨진 동료 교사들 역시 제자들을 위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을 텐데 아들만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나서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