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비닐봉지나 포장지,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데 흔히 사용되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을 쉽게 분해하는 애벌레가 발견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폴리에틸렌을 빠르게 분해하는 애벌레가 있다고 발표했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을 쉽게 분해하는 애벌레는 벌집나방(Galleria mellonella·큰꿀벌부채명나방)의 유충이다.
연구진은 "벌집나방 애벌레를 벌집에서 분리한 뒤 비닐봉지에 넣어뒀는데, 이 벌레가 구멍을 뚫고 나왔다"며 이를 계기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진은 실험실로 이 애벌레를 가져와 폴리에틸렌 필름 위에 두자 40분 뒤 구멍이 1~3개 정도 생기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벌집나방 애벌레 100마리는 12시간 내에 폴리에틸렌 92mg을 분해한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자연 상태 박테리아의 플라스틱 분해속도보다 약 1,400배 이상 빠른 속도다.
다만 이 애벌레의 효소 중 어떤 것이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지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효소를 찾아 분리해, 산업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잘 분해되지 않는 폴리에틸렌을 제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비닐봉지는 땅에서 분해되는 데 최소 10~20년이 걸려 환경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