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응급차량 '사이렌 출동' 소리를 그저 '소음'으로 생각하는 일부 주민들의 민원에 119가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119소방복지안전사업단 공식 페이스북에는 광주 동구의 한 주택가에 걸린 현수막 사진이 올라왔다.
현수막에는 '응급차량 싸이렌(경적) 소음 조금만 줄여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이에 119 측은 "응급과 긴급을 위한 사이렌 출동 소리가 소음으로 들리시나요"라며 "가끔은 사이렌 경광등 끄고 출동 나와 달라는 민원과 신고도 잦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의 민원이 신속 출동으로 시민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119 구급대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
119 측은 "본인의 집이 불타거나 혹은 가족이 응급한 상황에서 달려가 준다면 소음이 아니라 고마운 소리 아닌가요"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주행 시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지 않으면 긴급차량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우리나라 소방차 사이렌 기준은 소방차로부터 30m 거리에서 '90~120dB' 정도다. 이는 지하철 소음 90dB, 비행기 이착륙할 때 나는 소음 120dB과 비슷한 수치다.
하지만 실제 소방대원들은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주택가와 이면도로에서 기준보다 사이렌 소리 크기를 낮추는 실정이다.
이번 광주 동구의 한 주택가에 걸린 현수막 역시 광주 동구청에서 직접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월에는 서울 금천구 독산동 일부 주민들이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며 소방서 설립을 반대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