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송이 기자 = 수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던 할아버지가 자신의 치아를 안구에 이식하는 특별한 수술로 시력을 다시 찾았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호주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치아를 이용해 시력을 회복한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골번에 살고 있는 존 잉스(John Ings, 72) 할아버지는 최근 시드니의 안과 병원에서 '치아 각막 이식수술(osteo-odonto-keratoprosthesis)'을 받았다.
존 할아버지는 16살 때 눈을 다친 후 헤르패스 감염증으로 오른쪽 눈 시력은 완전히 잃었고 왼쪽눈은 아주 흐리게 볼 수 있는 정도의 시력만이 남았다.
치아를 안구에 이식한다는 생소한 방식의 이 이식수술은 호주에서 2번째로 시행되는 것으로 실패할 경우 존 할아버지는 남은 시력마저 완전히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수술 절차는 2단계로 나뉜다. 먼저 치아를 뺀 뒤 가운데 구멍을 뚫어 렌즈를 삽입한다. 그리고 렌즈를 삽입한 치아를 입안에 이식해 혈관과 세포막이 자랄 수 있도록 한다.
수술을 마친 뒤 3개월 후 입안에서 자란 '렌즈 삽입 치아'를 떼내 눈 안에 넣어주는데 이때 치아 겉에 자란 피부조직이 각막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인공각막 조직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빛이 통과될 수 있게 하면 시력이 돌아온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존 할아버지는 생애 처음으로 아내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위험이 있었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수술이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수술을 담당한 섀넌 웨버(Shannon Webber) 박사는 "존과 아내가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이번 수술은 가장 자랑스러운 내 업적 중 하나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존 할아버지가 다시 앞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 기나긴 여정은 호주의 '60분(60 Minute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