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故 성호 군에게 누나가 보낸 편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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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3년 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고(故) 박성호 군의 누나가 동생을 그리워하는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하고 촛불집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박성호 군의 누나 보나(23)씨는 무대에 올라 동생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성호야 안녕!"이라는 말로 운을 뗀 보나씨는 담담하지만 목이 메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었다.


보나씨는 "'안녕'이라는 인사도, 네 이름을 부르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잘 지내지?"라며 "우리도 모두 잘 지내려고 애쓰고 있다"고 동생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는 "너를 못 본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성호군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사이트YouTube '꿀빵'


보나씨는 "21살이 된 너는 얼마나 더 멋있어졌을까? 사실 누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너를 본다"며 "머리를 염색한 너를, 멋진 옷을 입은 너를, 여자친구 손을 잡고 가는 너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나씨는 동생의 얼굴과 목소리가 흐릿해지는 게 무섭다고 털어놨다. 그는 "너에 대한 기억마저 잃게 되면 너를 영영 잃어버릴 것 같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그리움을 전했다.


또 보나씨는 성호군이 떠난 3년 동안 힘겨웠던 생활을 고백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미수습자를 찾는 일이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얼마 전에는 네가 타고 간 배가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왔지만 아직도 9명 미수습자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분들이 꼭 가족들을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늘에서 도와달라"고 동생에게 부탁했다.


아울러 "진실을 밝혀주겠다는 약속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 약속 꼭 지키겠다"고 보나씨는 다짐했다.


끝으로 보나씨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네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다"며 "우리 다시 만나면 영원히 함께하자.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