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대학생들, 등록금·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술독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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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대학생들이 경쟁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불안과 우울을 겪으며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술을 선택하고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논문 '대학생의 우울, 대처동기, 음주문제의 관계:자가처방가설의 검증'(장수미)에 따르면 대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검사(AUDIT)를 실시한 결과 사회적음주자(33.4%), 고위험음주자(40.4%), 알코올 남용자(9.9%), 알코올 의존자(16.3%)의 순으로 나타나 대학생들의 알코올 의존자 비율이 높았다.


이는 2011년 한국음주문제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알코올 의존자 성향을 보였던 대학생(6.5%), 성인(3.4%)에 비해 훨씬 증가한 수치다.


또 연구팀은 음주 습관의 동기 중 하나로 우울함이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울과 대처동기, 음주문제 관계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우울할수록 그런 상황에 대처하려는 동기가 유의미하게 높았고, 이런 대처 동기가 높을수록 음주량과 빈도, 의존 증상 등 음주 문제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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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신과적 문제나 고통스러운 정서적 상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처 동기로 알코올이나 약물 등을 사용한다는 '자가처방가설'은 앞서 폭력 피해자 같은 취약 집단에서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대처 방법으로 술을 마시면 술이 부정적인 강화제 역할을 해 결국 알코올 오용과 남용으로 이어진다"며 "이번 연구는 일반 대학생 집단에서도 이러한 양상의 자가처방가설이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정적 정서와 높은 대처 동기를 가졌을 때 술을 마시면 결과적으로 부정적 정서를 강화한다"며 "대처를 위한 음주가 계속되면 스트레스나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은 오히려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 이미 다른 연구들에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보고서는 대학생의 음주 문제에 대한 예방이나 개입은 음주 동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부정적 정서 해결에 음주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정확히 하도록 하고, 다른 대처방식을 갖추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