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배우 김영애가 췌장암으로 지난 9일 별세한 가운데, 과거 이영돈 PD와의 악연과 그에 대해 한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영애는 별세 두 달여 전인 지난 2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해당 인터뷰는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이며 김영애가 눈 감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인터뷰다.
이 인터뷰에서 김영애는 이영돈 PD와의 악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연기만 하기 위해 황토팩 사업을 시작한 김영애는 지난 2003년 한 홈쇼핑 브랜드에서만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사업가로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2년간 매출 1,700억원을 올리는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사업 확장과 결혼을 이유로 2004년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KBS1을 통해 방송된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이 김영애의 인생과 황토팩 사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당시 이영돈 PD는 황토팩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고, 이로 인해 김영애의 황토팩 사업은 몰락했다. 또 그녀는 회사를 운영한 5살 연하의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됐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황토팩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김영애의 건강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이에 대해 취재진은 김영애에게 "이영돈 PD가 밉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영애는 "용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하나님을 믿으면서 편안해진 게, 미운 사람이 없어지더라. 그리 따지면 나도 살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을 많이 했다. 누구를 뭐라고 하거나 미워할 처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면서 "지금은 어떤 미운 사람도 가슴에 남아있지 않다. 누굴 원망하는 건 결국 나를 괴롭히는 건데 그 시기를 그냥 나를 위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잘못된 보도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그럼에도 이영돈 PD를 용서했다는 김영애의 따뜻한 관용.
이 미덕은 질문을 한 취재진은 물론 이를 본 누리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한편 김영애는 췌장암과 합병증으로 투병하던 중 9일 오전 향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