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7일(수)

뜨거움 꾹 참고 치킨 120마리 튀겼는데 '노쇼'... 또 군 간부 사칭 전화였다


전국 각지에서 군 간부를 사칭한 대량 주문 후 나타나지 않는 '노쇼' 사기가 잇따라 발생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경북 울진군에 따르면 최근 모 부대 간부라고 주장한 남성이 지역 내 두 곳의 치킨집에 각각 80마리와 40마리 등 총 120마리의 치킨을 주문했으나,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지역의 또 다른 식당 업주도 군 간부라고 밝힌 남성이 40인분의 식사를 주문했으나 연락이 두절됐다고 토로했다. 역시 '노쇼 사기'였다.


결국 '노쇼'로 인해 업주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군 간부 사칭 노쇼 사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 제주에서는 해병대 간부를 사칭한 남성이 한 천막사에 '부대에서 사용할 예정'이라며 개당 50만 원 상당 천막 4개를 주문했다.


이 남성은 '제2사단 해병대 군수단 여단장' 명의의 부대 물품 공급 결제 확약서까지 보내며 업주의 신뢰를 샀다. 하지만 남성은 끝내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


해병대 측은 천막을 주문한 사실이 없으며, 문서에 기재된 인물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뉴스1


앞서 지난 3월에도 제주의 한 빵집이 군 간부를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녹차크림빵 100개를 주문받아 제작했으나 노쇼 피해를 당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업주가 문자를 보내자 가해자가 "죄송하다. (만든 빵들) 주변 보육원에 후원하시고 좋은 일 한번 하라"는 조롱 섞인 답변을 보내 피해자를 두 번 상처 입혔다는 점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병대 1사단은 지난 4일 부대 인근 상인들에게 안전 문자를 통해 '노쇼 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군 간부라고 밝힌 사람은 가짜 공문서를 만들어 주문하는 것 같다. 허위 공문서에는 자신을 해병대 2사단에 근무 중인 간부로 돼 있다"며 "대량 주문 시에는 반드시 대면 주문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이러한 노쇼 피해는 315건에 달하며, 피해액은 3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단순한 장난이 아닌 조직적인 사기 행각으로 볼 수 있는 규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량 주문 시 선금을 받거나, 주문자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군부대나 기관을 사칭하는 경우 해당 기관에 직접 연락해 주문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한편, 경찰은 이러한 노쇼 사기가 단순 장난이 아닌 명백한 범죄 행위임을 강조하며, 유사 사례 발생 시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행법상 이러한 행위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피해 규모에 따라 사기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