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 직후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출연 배우의 유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전 세계 190여 국에 동시 공개된 2막(여름5~8부)에서는 오애순(아이유 분)과 양관식(박보검)의 첫째 딸 양금명(아이유 분)이 서울대에 입학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했다.
에피소드 중에는 양금명의 남자친구 박영범(이준영 분)과의 첫 만남이 공개되기도 했다. 서울대 입학식에 박영범은 자신의 아버지 이름도 '금명'이라며 말을 걸어왔다.
박영범의 옆에는 우아하면서도 서늘한 매력을 가진 어머니(강명주 분)가 있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장례 미사 음악으로 유명한 '마르첼로 오보에 아다지오'가 흘러나와 의아함을 자아냈다.
금명과 영범의 첫 만남을 그린 장면에서 슬픈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린 것은 안타깝게도 현실과 맞닿은 비극적 암시로 드러났다.
알고보니 영범의 어머니 역으로 출연한 강명주 배우가 드라마 촬영 당시 암 투병 중이었고, 지난 2월 27일 드라마 공개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54세.
일부 누리꾼들 역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에 장례미사 음악이 나와 의아했는데,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는 제작진의 추모와 애도의 마음이 담긴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제기했다.
강명주의 딸이자 배우인 박세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어머니께서 어제 오후 먼 길을 떠나셨다"며 "어머니가 사랑했던 무대와 그 빛났던 순간들을 함께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남편은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 형사 역을 맡았던 배우 박윤희다.
강명주는 1992년 극단실험극장의 연극 '쿠니, 나라'로 데뷔해 '구일만 햄릿', '피와 씨앗', '코리올라누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열연했다. 최근까지도 암과 싸우며 연극 '스웨트', '비Bea', '20세기 블루스'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열정을 불태웠다.
드라마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한 강명주는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판사 역할로 주목받았으며,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는 주인공의 엄마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마지막까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강명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