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연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 진 해크먼이 부인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 해크먼(Gene Hackman, 95)과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Betsy Arakawa, 65)는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지난 26일(현지 시간)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AP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해크먼의 시신은 자택 출입문 근처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해크먼은 회색 바지와 긴팔 셔츠 등 외출복을 입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도 있어 갑자기 넘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애던 멘도사는 검시관의 초기 조사 결과, 해크먼의 심장박동 조정기가 17일 작동을 멈춘 것으로 확인되어 사망 후 9일간 방치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크먼의 부인 아라카와는 히터 옆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으며, 욕실 옆 부엌 조리대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아라카와의 시신은 얼굴이 퉁퉁 붓고 손과 발이 미라화된 상태였다. 미라화는 보통 사망한 지 2주 후에 시작한다고.
또한 아라카와의 시신에서 약 3m 떨어진 욕실 벽장 안에서는 부부가 키우던 반려견이 숨진 채 발견됐다.
초기 수사에서는 사망 원인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 의심됐으나, 멘도사 보안관은 독성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당국은 타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집에 강제로 침입한 흔적이나 물건을 뒤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시신에는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인을 규명하는 최종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편 1930년생인 진 해크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슈퍼맨' 시리즈를 비롯해 '미시시피 버닝', '컨버세이션', '퀵 앤 데드',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테넌바움' 등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프렌치 커넥션'(1971)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해크먼은 영화계에서 은퇴한 후에도 문학 분야에서 활동하며 '웨이크 오브 더 페르디도 스타', '저스티스 포 넌', '에스케이프 프롬 앤더슨빌', '페이백 앳 모닝 피크' 등 여러 권의 소설을 내기도 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셀럽들의 보유 재산을 추적하는 '셀러브리티 넷 워스(Celebrity Net Worth)' 데이터를 인용해 해크먼이 배우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재산이 약 8천만 달러(한화 약 1,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토지와 주택 등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