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01일(토)

'몸값 289억' 부르고 납치한 소년 손가락 자른 영상 부모에게 보낸 중국계 조직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필리핀에서 중국계 범죄조직이 운영하던 온라인 도박장을 정부가 폐쇄하자 같은 중국인을 겨냥한 납치 범행이 발생했다. 이는 동남아 각국이 사기와 인신매매를 벌이는 중국계 조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다.


27일(현지 시간) AP·AFP 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후아니토 빅터 레물라 필리핀 내무부 장관은 최근 납치돼 손가락 일부가 잘린 중국인 10대 소년이 마닐라 시내에서 구조됐다고 밝혔다.


이 소년은 지난 20일 마닐라 국제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후 실종됐다.


운전사는 마닐라 인근에 방치된 차량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납치범들은 소년의 가족에게 2000만 달러(약 289억 원)의 몸값을 요구했으나, 이후 100만 달러(약 14억 원)로 낮췄다.


그들은 소년의 새끼손가락 일부를 자르는 영상을 부모에게 보내며 협박했다. 그러나 경찰이 휴대전화 신호를 추적하자 납치범들은 소년을 마닐라 길거리에 버려두고 도주했다.


레물라 장관은 납치범 두목과 피해자 가족이 필리핀 정부에 의해 폐쇄된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 운영자였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장의 폐쇄로 수익성 있는 사업을 잃은 일부는 납치 등 다른 범죄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필리핀역외게임사업자(POGO)로 불리는 필리핀 내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은 한때 번성했지만,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등 범죄의 온상이 되면서 논란이 됐다.


결국 지난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모든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을 연말까지 폐쇄하도록 지시했고, 많은 업장이 문을 닫았다.


올해 들어서만 필리핀 거주 중국인과 관련된 다른 납치 사건이 최소 두 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도박장이 문을 닫은 뒤에도 그곳에서 일하던 약 1만1000명의 중국인이 여전히 필리핀에 남아 있으며, 가상화폐, 연애, 투자 사기가 여전히 위협이라고 말했다.